[TEA & TISANE]
보이차를 구매하는 것이 투자인가? 투기인가?
기고. 차마시는남자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보이차의 투자 가능성과 투기의 열풍’ 이었습니다. 항간에 보이차를 투자의 목적으로 대량 구매하여, 큰 이익을 보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진위 여부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질문은 오늘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5년 전에도 있었고, 10년 전에도 있었던 질문입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보이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두 분류로 나누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차를 오롯이 즐기기 위해 구매하는 소비층을 가리키고, 두 번째는 투자를 목적으로 차를 구매하는 그룹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만약 첫 번째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지금처럼 원하는 차를 즐기는 데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차를 투자의 목적으로 대량 혹은 고가의 차를 구매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슈가 우리나라에서만 거론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외국에서도 ‘보이차로 투자가 가능한가?’에 대해서 여러 포럼에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그중 몇몇 사람들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보이차에 대해서 투자를 목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구매 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몇 가지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첫째, 보이차는 ‘생차’ 와 ‘숙차’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그중에서 숙차는 완전히(혹은 대부분) 발효된 상태로 출시가 되는 차이기 때문에, 맛의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 약 5년에서 10년가량의 비교적 짧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생차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발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출시되는 형태이고, ‘자연발효’과정을 통해서 맛의 안정기(정점)에 접어들기 때문에 대략 20-30년까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투자’의 목적을 두고 두 가지 중 한 가지의 형태를 선택해야 한다면, ‘생차’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 보이차의 정해진 시세라는 것은 없습니다. 어찌 보면 와인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먹고 없어지는 소비재에 해당되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아질수록 가격은 언제든지 상승할 수도 있고, 가격 기준선이 없기 때문에 판매하는 사람들마다 가격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즉, 가치적인 측면에서 상승효과를 볼 수 있으나, 실제 시장에서 오고 가는 거래량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점입니다.
세 번째, 구매자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을 시에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인지해야 합니다. 판매를 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높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다양한 미사여구와 화려한 말주변으로 손님에게 차를 판매하려고 하겠지만, 소비자는 모든 정보에 대해서 진실 여부를 즉각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보더라도 ‘보이차를 투자의 목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확신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이 생겨나게 됩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체가 주는 힘을 크게 느끼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뉴스나 신문에서 권장하는 뉘앙스의 기사를 보게 된다면 쉽게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또한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한 차 유통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지인에게 부탁하여 ‘보이차를 구매해두면 꼭 돈이 된다!’라는 식으로 광고성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실렸던 기사 내용 중에도 보이차를 몇 만 원단위로 구매를 했는데, 지금 보니 수백만 원짜리가 되었다. 로또보다 더 확실한 투자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런 기사를 보게 된다면 보이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보이차는 와인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먹고 마시면서 소비가 되는 물건이기 때문에 점점 희소가치에 대한 부분은 상승하게 됩니다. 또한, 실제로 저렴하게 구매했던 보이차가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서 실거래가 되었던 사례들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적을 해야 할 부분은 ‘보이차가 투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라는 점에서 투자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자가 판별력이 있는지, 특정 보이차가 가격적 상승을 가져 올 상품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안목 등 스스로 냉정하게 판단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만약, 본인 스스로 판단했을 시에 보이차의 진위 여부, 미래적 가치, 재판매 가능한 유통경로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되면, 보이차를 이용한 투자는 신중하게 고려해보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루틴매거진에서 ‘보이차가 가지는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투자는 전문가와 상담을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중국 보이차를 전문적으로 수입하고 판매하는 신뢰도 높은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상의를 통해서 올바른 제품을 구매하고 재판매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한 후 투자계획에 힘쓰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고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또한, 투자는 운용이 원활한 자금력 내에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범위에서 투자를 강행한다면 굉장히 위험한 행동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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