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TALK]
비대면 시장에서 주목받는 대면 상품?
글. 루틴매거진
코로나가 발생한지 이제 어언 1년이 훌쩍 넘어간다. 같은 행동을 50일만 반복하더라도 일상처럼 변하고, 6개월을 지나면 없었던 일인것 마냥 기억에서 흐릿해진다며 우린 종종 이야기하곤 한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의 생활 패턴은 1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계속해서 바뀌어오고 있으며, 그로 인해 ‘비대면’ 혹은 ‘언택트’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변화한 비대면 문화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했었고, 불만이 가득했었지만 실상 시간이 지나고보니 무조건적인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기 보다는 새로운 결과들이 다양하게 일어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플루엔자’ 혹은 ‘감기’라고 볼 수 있겠다. 과거에는 감기 환자들로 인해 득실득실 댔던 병원들이 이제는 스스로 앓는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번 해만큼 감기 환자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것도 역사적으로 처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비대면, 언택트 문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람들의 주장들이 이어지고, 좀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된 것 같다는 의견들도 들리기 시작하면서, 비대면이 익숙해져가는 시장 속에서 오히려 주목을 받는 대면 상품들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전문화’라는 무기를 내세운 ‘대면 상품’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화를 외쳤고, 많은 이들이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피해왔다. ‘나만 괜찮으면 돼!’라는 생각을 가지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고 감염자 혹은 확진자가수가 증가하게 되면서 집에 있을 가족을 걱정하게 되었고, 코로나바이러스 노출 위험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전문화’를 내세운 ‘대면 상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런 상품들이 계속해서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러한 대면상품의 공통점을 몇 가지 이야기해볼까 한다.
위에서 말한 전문화된 ‘대면 상품’이란 것이 과연 무엇일까? 혹시 카페 투어를 좋아하는가? 필자 생각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 생긴 카페를 찾아간다던지, 신메뉴가 출시가 되면 제일 먼저 먹어보겠다는 인플루언서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카페 시장속에서도 바리스타가 직접 손님과 근거리 대면 서비스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는 다수에게 판매하는 박리다매형 매장이 아닌 소수를 위한 하이엔드 매장들로 변화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러한 형태의 매장을 운영하는 이는 손님들의 개인 프라이버시를 포함하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만족도를 높히게 되었고, 또한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노출될 부분을 배려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즉, 다수가 모이지 않아도 되는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고, 혼자 방문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되는 상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기존에 있었던 비지니스 모델에서 진화한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면 과거부터 존재해왔던 시장 모델이 있다. 혹시 ‘(칵테일 혹은 몰트)바’를 가본 적이 있는가? 바에는 소수가 앉을 수 있는 바-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으며, 바를 즐겨 찾는 이들은 다수보다는 소수로 방문하길 선호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칵테일)한 잔 한 잔 만들어지는 걸 보면서 즐거움도 찾지만, 단 한 잔의 서비스를 받더라도 친절한 설명과 즐거움을 주는 입담꾼이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바리스타의 개념 또한 바텐더 처럼 손님과의 대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일상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유대감을 쌓기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소수들이 입장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에게 어필이 되는 측면도 무시 못 할 부분으로 생각된다.
아직까지 못 앉아본 한 ‘에스프레소 바’
필자는 지방 출장을 시에 꼭 들려보겠다고 마음 먹은 에스프레소 바가 한 곳 있다. 해당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오너의 비지니스 마인드도 궁금했지만, 로컬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화된 아이템이 대중적인 비지니스 모델로 충분히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면서도 방문한 고객에게 불편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내공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수 차례 매장을 방문했지만, 아쉽게도 그 먼길을 허탕치며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에스프레소 바라는 측면에서 소수만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의 제한도 한 부분이었지만, 매번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빈틈이 없이 대기자가 있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시각을 가지게된 부분이다. (그렇다고 줄을 서가며 먹는 카페는 아니었지만, 항상 내 앞에는 한 팀 정도는 있었다.)
요즘 같은 비대면 상품이 주축을 이루는 소비시장에서 대면 상품이 활발하게 팔리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상품의 등장이라고도 생각한다. 신박한 아이템으로 개발된 상품이라기 보다는 좀 더 개선되고 시대에 맞는 상품들로 가다듬어지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갈 수 있겠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은 결과를 낳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많은 부분이 변화해오고 있고, 변화된 시장 속에 개선되고 재주목을 받는 아이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특출나게 신박한 부분이 있거나 기존에 없던 상품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지만, 하나 확실한 부분은 ‘전문화’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있다는 것이다.
본질을 꿰뚫고, 시장을 보는 눈이 생기고,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분명 어떠한 어려운 시국에 맞닿게 되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다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가며 더욱 더 고객에게 가깝게 다가가려고 힘쓰는 사람들은 이렇게 잘 이겨내고 있음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차 업계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티-바(TEA BAR)
분명 한국이란 음료 소비시장에서 티-바(TEA BAR)라는 문화는 생소한 부분이다. 누군가는 ‘기존에 있는 모델을 따라한 것이다? 신박한 부분은 아니다?’ 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말을 하는 이들 중에 티-바를 직접 찾아가서 경험해본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물론, 한국에 생겨나고 있는 대부분의 티-바들은 기존의 음료시장에 존재했던 다양한 비지니스 모델들을 벤치마킹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이들이 시장에 어울리는 모델로 진화하고 개선되면서 또 하나의 비지니스 모델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카페에서 커피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바리스타’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티-바에서 음료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바리스타? 티소믈리에? 티마스터? 아님 사장님?
분명 아래 글에 필자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닌 분들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운영하는 티-바의 비지니스 방향성이나 취지에 따라서 필요시되는 조건은 제각각이겠지만, 그 방향성이 다양한 음료(흔히 우리는 ‘티-베리에이션’이라 말한다.)제공에 가까울수록 믹솔로지에 정통한 바텐더를 선호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누구보다 믹솔로지(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섞어 음료를 만드는 이론)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은 바로 ‘바텐더’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경계 또한 없어지면서 바리스타들이나 티소믈리에들도 믹솔로지를 이해하고,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질 날이 오겠지만, 현재까지 음료 시장속에서 바텐더들이 믹솔로지 분야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한 티 브랜드에서도 직접 운영하는 티-바를 오픈했지만, 정작 서비스를 하는 이는 티소믈리에도 아닌 바텐더였다. (물론, 메뉴 개발 측면에서 차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는 티-소믈리에 이론적 역할이 컸겠지만 고객에게 음료를 직접 서비스해야 역할에서 바텐더가 누구보다 뛰어날 것이다.)
이번 예를 보더라도 전문지식 뿐만 아니라 기술을 가진 인재의 필요성이 더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건 하나의 여담이지만, 필자는 한 티-바에서 어줍잖은 ‘쉐이킹'(한 도구에 액체와 얼음을 모두 넣고 섞는 믹솔로지의 한 기술)으로 음료를 망치는 모습을 목격하곤 했다. 쉐이킹을 왜 하는지는 아는 걸까?
이제는 ‘전문화’를 탑재한 모델에 힘을 써라.
대면을 꺼려하는 시대라고 해서 배달 사업에만 집중하지 않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전문화를 실현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필요가 있으며 점점 소비 카테고리에서 까다로운 고객을 상대하게 될 수록 ‘누구나 메뉴’ 보다는 ‘나만의 메뉴’를 개발하고 제공하려고 힘써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나만의 것은 없지만, 나만의 것을 만들려는 의지는 전문화란 무기를 가지고자 사람들에게서 강하게 풍기는 법이다.
※ 본 글은 루틴매거진에서 직접 작성한 내용이며, 주관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을 참고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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