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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TALK]
친환경에 대한 니즈는 필요일까? 필수일까?
글. 사진 루틴매거진
아마 필자가 최근 가장 눈여겨 보는 시장 혹은 분야가 바로 ‘친환경’에 관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거 몇 년간 카페쇼를 포함하여 많은 식음료 전시행사에서도 ‘친환경’, ‘비건’ 등 자연주의와 함께 환경을 생각하자는 캠페인을 걸고 나서는 브랜드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물론 오랜시간 끊임없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공익적인 캠페인을 내세우던 브랜드, 업체, 개인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눈에 자주 띄고 입에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모습은 얼마 안되지 않은 듯 하다.
요즘에는 친환경 단어가 여기저기에 보인다. 상품이나 브랜드 소개글에 자주 언급되고 있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생분해필터 사용, 친환경 소재 패키징 방식, 친환경을 위한 캠페인 적용, 사회 환원 운동 등 여러 방식으로 선한 영향력을 비추기 위해서 신경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을 위한 친환경일까?
하지만 종종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과연 ‘친환경’이란 명목 아래에 펼쳐지는 모든 행보들이 공익적인 부분에서 움직이는걸까? 아님 판매를 목적으로 사회적 이슈를 보기 좋게 이용만 하는걸까?
필자가 만나뵈었을 수 있었던 친환경 운동가 혹은 관계자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펼쳐지는 여러가지 친환경 캠페인은 보여주기 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진정 친환경을 위한 행동으로 보기에는 관계자들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1차원적인 평가였다. 예를 들어, 판매자는 비닐, 페트를 사용하면서 주력 판매 상품 패키지만 ‘친환경 종이’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고?
시작이 반! 하지만 아직도 먼 길.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비꼬는 입장에서 바라볼 순 없다. 친환경이라는 것은 결국 완벽한 전환 자세를 단번에 갖추자기 보다는 기본 의식을 먼저 바꾸고 모티브를 다수에게 제공하여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2번 버릴 쓰레기 1번만 버리고, 한 번 사용할 비닐백을 2번 이상만 재사용하더라도 하루에 쏟아지는 쓰레기의 양을 현저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몇 년전부터 개인 텀블러를 사용해왔고, 친환경이라는 공익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거나 강력한 모티브를 통해서 라이프 패턴이 바뀌었다고 말하기 보다는 ‘그냥 내 것을 자주 사용하는 것, 일상에 소소한 변화들이 생겨나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그것이 의도치 않게 환경을 아끼는 행동들 중 하나라는 것 뿐 이었다.
의도가 좋고, 시작이 반이라는 부분도 분명 감안해야 할 부분이지만, 점점 환경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다 보면, 아직은 멀고도 먼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생각하는 진정 친환경적인 문제 해결은 애초에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점과 모든 사람들이 친환경 이슈에 대해서 진지하게 바라보려고 하는 의지가 밑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단순히 마케팅적인 요소로만 바라 볼 것이 아니라 말이다.
친환경을 주장하는 한 브랜드의 아쉬운 사례 - 이 브랜드는 친환경이라는 사회적 이슈에 발 벗고 나서는 리더라는 것 처럼 포장을 하고 모든 티백, 패키지, 인쇄물 등을 '종이'를 사용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친환경에 대한 허용 테두리에서 제품을 바라볼 시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1) 생분해 필터를 사용했다고 하나, 제작자는 어떤 성분의 원재료를 사용했는지 사전지식이 부족했다. (사탕수수? 사탕무? 옥수수전분? 고구마전분 등) 2) 종이를 사용했다는 것 이외에는 잉크, 인증 제지, 후가공 방식 등 반친환경적인 부분이 많다. - 종이라고 해서 모두 친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친환경 잉크(일명 '콩기름잉크(소이잉크)'를 사용했는가? 혹은 일반 잉크를 사용했더라도 전체 종이 면적의 17~18%를 넘기고 사용한건 아닌가? 3) 재활용이 용이하려면 컬러가 먹색에 가까워야 한다. 적색, 청색에 가까울수록 재활용이 어렵다. 4) 후가공을 통해 코팅이나 라미네이팅을 하는 순간 모든 패키지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5) 결국 펄프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산림을 해쳐야한다는 점을 고려한 시도인가? (대안 :FSC인증)
익숙하지 않은 라이프스타일? 무관심의 현실!
각종 매체에서 언급하는 ‘친환경’은 MSG을 조금 보태서 ‘도로위에서 스타벅스 찾는 것’ 만큼 쉽다.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국가들은 친환경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여러 정책 또한 친환경을 위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친환경을 내세우는 회사들이 더 많아지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일반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관심을 친환경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싶은 의문도 많이 생기는 편이다. 최근 필자가 방문한 스타벅스 내에서 옆자리에 앉은 한 이가 이런 말을 했다.
“아~ 왜 스타벅스는 이런 빨대를 굳이 쓰는거야?
불편하게! 종이 빨대는 오래 담가두면 이상해져서 싫어!”
그렇다! 아직은 사람들이 ‘친환경’이란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바라보기 보다는 ‘익숙함’이 먼저, ‘편리함’이 가장 우선시 되고 있다.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아도 친환경운동이라고 지칭하는 모든 행동들은 조금은 불편함을 감수해야하고, 비용적으로도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 아쉬움을 꼽히고 있다. 필자도 그러한 부분에서는 앞으로 더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지 효과적으로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는 식의 해석은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어려움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필요가 아닌 필수.
오늘의 컬럼을 마무리하면서 필자가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다음과 같다. 우리가 친환경이란 캠페인 속에서 가장 먼저 인식해야하는 부분은 ‘환경을 아끼고, 보존해야한다’는 메세지가 단기적 필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의 영역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계속해서 사회구조와 터전을 발전시켜오면서 끊임없이 파괴되어 온 자연은 더 이상 우리의 방어막이 되어주는 존재가 아니라 위협이 되는 존재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과거에 비해 자연의 재생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자원을 제공해줄 수 있는 한계치에 다다르기 시작하면서 의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우리가 적극적으로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다양한 방식과 형태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하고자 시도하는 많은 브랜드, 업체 그리고 개인을 응원한다. 다만, 겉핥기식이 아닌 좀 더 진지한 자세로 바라보면 좋겠다는 것이 현 시점의 손톱만큼의 아쉬움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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