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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TALK]
‘초임계추출’에 대해 알아보자. (EP.01)
글. 루틴매거진
혹시 차를 추출하는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농도가 짙고, 향이 짙고, 효율이 높은 추출방식을 고민하고 있었다면 ‘초임계추출’이란 단어를 언젠가 한 번쯤은 들을 수도 있다. 혹여 벌써 ‘초임계추출’이란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꽤나 궁금증이나 고민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일거라 생각한다.
이번 ‘초임계추출’에 관련한 글은 주관적인 입장과 배경으로 인해 시작된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과정상 얻을 수 있었던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하는 목적으로 끄적거리는 것이라 생각해주면 좋을 듯 하다.
필자는 최근 몇년 간 ‘초임계추출’이란 방식에 몇 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접근하기 시작했다. TV광고나 표지광고에서 ‘초임계추출’ 혹은 ‘저온초임계추출’이란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성분을 뽑아낼 수 있다’는 홍보문구를 전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찻잎이 가지고 있는 여러 성분이나 방향물질을 추출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충분히 흥미를 일으키는 단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관련하여 전문가를 찾아가거나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초임계추출’에 관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다음와 같다.
초임계추출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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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계 유체를 사용하는 추출조작. 초임계 유체 추출이라고도 한다. 초임계 유체로서 이산화탄소와 펜탄 등이 사용된다. 이산화탄소는 임계점(31.1℃, 73.8atm)이 낮고 독성이 없으므로 유용 물질의 추출, 분리가 기대되고 있으며, 식품 분야에서는 호프와 카페인의 추출이 실용화되고 있다.
'Supercritical Fluid Extraction' = SFE라 부르며, 초임계유체에 의한 추출법이며, 액체추출법에 없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임계온도 및 경계압력을 초과하는 상태의 유체를 초임계유체라고 한다. 기체는 임계온도 이하에서는 어떤 압력을 초과하면 액화되지만 임계온도 이상에서는 저압에서 고압까지 연속한 상(相)상태를 나타내고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구별할 수 없게 된다. 높은 밀도가 있으면서 낮은 점성과 액체의 백 배가량이나 큰 확산능력이 있기 때문에 SFE는 액체추출법에 비교하면 효율이 높다.
용해력은 그 밀도에 강하게 의존하기 때문에 조작온도나 압력을 변화시키는 것으로서 목적물질에 적합한 추출조건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불활성, 무미, 무취, 무해인 이산화탄소를 사용하여 실온 부근에서 조작하기 때문에 식품이나 의약품에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상압에서는 유체가 기화하기 때문에 추출 성분만이 용이하게 얻어진다. 이 추출법의 응용 예로서는 커피의 탈카페인, 어류에서 에이코사펜타엔산의 추출, 음식물의 저지방, 저콜레스테롤화 처리 등이 알려져 있다. 등
© 네이버 지식백과 관련 내용 중 일부 발췌된 내용
왜 ‘초임계추출’이어야 했나?
필자가 특히 ‘초임계추출’에 대해서 관심을 두기 시작한 이유는 차 업계 혹은 소비시장(마켓) 속에서 ‘차의 형태’가 꾸준히 변화하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는 티백 하나를 가지고 손 쉽게 차를 마셨고, 차를 좋아하는 이들은 잎차를 통해 감성적인 티타임을 가지곤 했다. 하지만 차 문화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조금은 ‘불편한, 거추장스러운, 귀찮은’ 음료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고, 차를 자주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티백 한 잔조차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티백’이란 형태는 우리가 차를 인식하는데에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여겨지고 있으며 ‘잎차’로 마시는 행위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존재하는 복합체처럼 인식하고 있다. 즉, ‘차’에 관련하여 단위를 시각적으로 해석하자면 위와 같이 풀이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인식에 조금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과거 몇 년간 더 다양한 형태나 방식으로 손 쉽게 차를 마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질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카페쇼나 기타 식음료 관련 전시 행사장에서는 이미 액상화, 고체화(분말 포함)되어 있는 차들이 선보여진 바 있으며, 이제는 마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찻잎 그 자체의 본질 그대로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액상화 및 고체화를 진행하는 과정상 형태 변화로 인해 향미가 변형된다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도 더 다양한 추출법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초임계추출은 장점이 무엇인가?
처음부터 초임계추출을 고려한 이유는 분명있다. 보통 ‘액체추출법’이라 부르는 방법으로 쉽게 말해 차를 우려내는 방식이며 ‘전통적인 포다방식, 콜드브루(냉/저온 추출), 수비드 방식(저온가열)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액체추출법은 용매의 특성 상 모든 성분을 추출하는데에 수율이 떨어지고, 특히 ‘물’이 지닌 용매의 한계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방향물질이나 성분을 추출하기에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초임계추출은 물 이외에도 수율이 높은 이산화탄소, 에탄올 등 효율이 좋고 물 보다 강한 향미 요소를 얻어낼 수 있겠다는 정보에서 시작되었다.
초임계추출을 했을 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을 수 있다.
①. 상온에서 주출분리가 기능하기 위해서는 열에 대해서 불안전한 물질도 사용할 수 있다.
②. 용매인 CO2는 다른 화합물과는 무반응하여, 불연성(不燃性. noninflammable), 무해(無害; harmless)에서는 안전성(安全性; safety)이 크기 때문에 의약품, 화장품(化粧品; cosmetics), 식품분야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③. 무산소(無酸素: absence of oxygen)상태에서 추출(抽出; extract)을 하기 때문에 추출성분의 산화를 방지할 수 있다.
④. 감압(減壓; decompression)으로 CO2는 기화(氣化; vapor)하기 때문에 쉽게 용매(溶媒; solvent)의 완전제거도 할 수 있다.
⑤. 저점도(低粘度; low viscosity), 고확산성(高擴散性; distinguishing feature of diffusion)으로 삼투력(滲透力; osmosis; permeability)이 강하기 때문에 물질의 추출속도(抽出速度; rate of extraction)가 빠르다.
⑥. 세포 또는 조직을 파쇄처리(破碎處理; crushing treatment)하지 안 해도 직접추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초임계추출 방식에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단점 또한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단점이 바로 ‘비용’이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초임계추출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기계장비를 사용해야하며, 해당 작업을 진행해줄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높은 인건비, 사용료를 지불해야한다는 것이다.
초임계추출법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화장품 업계의 경우에는 추출된 결과물 중 필요한 성분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화장품의 경우 필요성분이 0.01%만 들어가더라도 상품으로 인정을 받는다지만, 식음료업계에서는 해당 이론을 적용한다는 것은 현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차의 성질’이었다.
필자가 초임계추출방식을 알아보던 과정 중 관련 업체의 담당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초임계추출을 차 업계에서는 사용할 수 없을까?”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테이블 미팅 중 몇 가지 고려해야하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일반적으로 식음료업계에서 초임계추출방식을 활용할 시에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CO2 (이산화탄소)를 용매제로 사용하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이산화탄소(CO2)를 용매제로 사용할 시에는 용매 특성상 수용성 물질보다는 지용성 성분검출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추출을 하고자하는 재료가 가지고 있는 성질이 지용성에 가깝다면 대부분의 성분들은 추출이 가능하겠지만 반대로 수용성 성분들은 추출이 어렵다는 점이다. 찻잎이 가지고 있는 수 많은 수용성 물질들이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추출이 어렵다는 것은 큰 장애물이 된 셈이다.
그럼 대체 용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없는가? 아니다. 대체 용매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에탄올’이라 언급되었다. 수용성 성분을 원활하게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이며 물 보다 수율이 높아 에탄올을 많이 사용한다고 담당자는 권장했다. 찻잎에 내포된 성분들이 수용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좋은 대안이라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었다. 바로 에탄올이 우리가 알고 있는 술에 들어가는 ‘알코올’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알코올 도수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티타임을 위해 음용하기에는 어려움을 갖게 되는 셈이었고, 활용도 측면에서도 단점이 명확하게 지적되었다.
이렇게 초임계추출을 이용한 방식을 알아보면서 찻잎이나 대용차 원료의 성질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100% 원하는 성분이나 향미에 관련된 성분을 제대로 뽑아내는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외에도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 있다?!?
우리가 차를 마시고 즐기는데에는 꼭 향과 맛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모금 한 모금 마시고 난 후 느끼는 질감 또한 중요한 부분인데, 일반적으로 5미(단, 짠, 쓴, 신, 감칠)라고 부르는 것 외에도 떫음, 매움, 시원함 등 다양한 질감(Texture)가 존재한다.
초임계추출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물에는 이렇게 다양한 향과 맛 그리고 질감을 만들어내는 성분들이 모두 추출되는데 이는 장점과 함께 단점도 명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의 수준이 발전하고 이후 다양한 시도와 방식을 통해 해당 부분도 조절은 가능하다고 언급은 되었으나, 일반적으로 초임계추출을 통해서 얻는 결과물은 모든 성분을 있는 그대로 추출함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성분들만 추출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액체추출법은 추출온도, 시간, 재료의 양 등 다양한 조건을 적용하여 조절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 즉 원재료 별 여러 프로파일(Profile)을 적용하여 시도가 즉각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초임계추출을 통한 결과물에는 ‘상미기간’도 고려해야 할 조건이라 말한다. 대부분의 식품의 보존력을 높이기 위해 특정 성분을 가감하여 조절하거나 합성재료를 첨가하여 상미기간을 늘려주는데에 반해 초임계추출은 과정상 별도의 성분을 추가로 넣긴 어렵다는 것이 또 하나의 고려할 점이라 볼 수 있겠다. 사과의 잘린 단면이 수 십초안에 갈변현상을 겪는 것처럼 성질의 변형이 오기 시작하는 부분을 어떻게 대처할 지 추가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필자는 차를 마시는 것 그 자체에 대한 고민과 궁금증을 찾아가던 중 ‘추출법’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고, 과정 상 ‘초임계추출’이란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 결과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몇 가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고, 또 다른 시각의 접근과 준비방안에 대해서 더 높은수준의 분석과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가 꾸준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수 많은 신종 문화나 삶의 패턴이 생겨나고 있는데에 우리는 적응을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마시는 차 한 잔의 기준도 단위적으로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기존의 티백를 마시던 생활과 달리 잎차의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거라 생각되며, 또 다른 형태의 차가 생겨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믹스커피를 마시고 로스터리 카페를 찾아가던 시대에 살았던 우리에게 ‘캡슐커피, 드립백, 홈카페’ 등 다양한 형태와 방식이 도입되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이렇게 필자는 아직도 목마름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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