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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TALK]
왜 플로팅(Floating)기법을 사용하는가?
글. 루틴매거진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음료 기법 중 트렌드로 자리 잡는 테크닉은 바로 ‘플로팅(Floating)’이 아닐까 생각한다.
플로팅(Floating)기법이란?
음료를 만드는 기법 중 하나인데 서로 다른 밀도의 재료를 잔에 담아 위아래로 구분 지어 주는 테크닉을 말한다.
이렇게 플로팅 기법이 사용된 음료들은 주변에서 굉장히 많이 찾아볼 수 있으며, 실제로 카페, 바(Bar) 등 다양한 음료 서비스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진다. 도대체 ‘플로팅(Floating)기법’을 선호하거나 사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분명 해당 질문에 “플로팅하는 방법을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음료를 만드는 사람이든 마시는 사람이든 이 플로팅 기법에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도 음료 레시피를 만드는 사람들이나 서비스하는 사람들조차 플로팅 기법을 상당히 자주 사용하고 선호하고 있다.

플로팅 기법의 장점과 단점
위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플로팅 기법은 서로 다른 밀도의 액체 형태 재료를 가지고 상하 레이어를 만들어 위아래로 구분되게끔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료들은 최근 몇 년간 수많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왜? 그럼 우리는 플로팅기법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답은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플로팅기법이 적용된 음료의 화려한 모습에 환호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카페에 방문한 손님이 다음과 같이 주문을 한다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메뉴가 뭐예요? 사진에 이쁘게 나오는 메뉴가 뭐 있어요?”
이 말은 들은 카페 관계자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소비자들은 ‘사진이 잘 나오는 메뉴,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피드(Feed)에서 팔로워 혹은 불특정 다수의 관심(좋아요 혹은 댓글)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메뉴’를 찾고자 한다. 이것은 소셜 마케팅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 중 한 가지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시각적인 효과로 인해 충분한 메리트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료 업계 종사자들은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이런 플로팅기법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명확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꼽는 대표적인 단점은 바로 ‘맛(Taste and Satisfaction)’이라 꼽을 수 있겠다.
어떤 이들은 플로팅 기법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기본 원리만 알면 어떤 액체든 쉽게 연출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즉, 몇 번만 연습해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플로팅(Floating)의 원리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당도가 높을수록 아래에 위치 (물 < 시럽)
2.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물보다 가볍다. (알코올 질량 < 물의 질량)
※ 같은 당도라도 이물이 포함된다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으며, 같은 도수의 알코올이라도 당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아래에 가라앉는 점도 참고하자.

맛보다 중요한 비주얼?
요즘의 음료 시장은 사실상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흥망성쇠’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음료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시각적 포인트(Visualisation)에 많은 힘을 쏟고 있으며, 특정한 목적을 가지지 않은 채 플로팅기법을 남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역효과를 드러낼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알게 된 메뉴를 직접 마셔보기 위해 방문한 매장에서 기본적인 맛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두 번째 기회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맛 이외에도 다양한 소재로 만족도를 가져다주는 다른 무형의 가치가 있다면 예외가 될 수 있다.
만드는 이들이 플로팅을 하는 이유는 제각각 다를 수 있다. 테크닉적으로는 동일한 방식을 사용하지만, 한 잔의 음료를 만듦에 있어서 플로팅 기법을 고집하는 이유는 제각각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플로팅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단순히 시각적 포인트에만 두었다면 이는 분명 장기적인 시점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모든 음료는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한 잔의 음료를 만들기 위해 하나의 이야기를 짓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보통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거나 기존의 레시피를 개선, 수정할 경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거나 특별한 이야기를 붙이곤 한다. 특히나 신 메뉴를 만들 때에는 각 재료들 간의 ‘연관성’부터 시즌이나 상황에 맞는 ‘셀링 포인트’ 그리고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생각해둔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갖기 마련이다. 플로팅 기법도 그런 이유에서 그에 맞는 목적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플로팅이란 기법을 오롯이 비주얼을 위한 목적에만 에너지를 쏟는다면 그 음료 한 잔이 갖는 매력 포인트는 굉장히 흐릿해질 것이다. 한 예로, 필자는 제주도 여행을 가서 한 카페에 앉아 일출과 일몰을 형상화한 티-베리에이션 메뉴를 마셔볼 기회가 있었고, 지금까지 먹어본 많은 카페 메뉴 중에 손가락에 꼽는 최악의 메뉴로 생각하게 되었다.
해당 카페는 음료를 서비스 함에 있어서 단점을 과연 몰랐을까. 손님이 한 모금 마셨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까. 분명 그들은 그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 수도 없이 연습을 했을 것이며, 그들 스스로 맛보았을 것이다. 분명 해당 메뉴는 여행지의 기억을 선물해줄 수 있었고, 단 하나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아쉬움은 남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플로팅 기법과 마시는 방법은 뗄 수 없는 한 세트
혹시 이 글을 읽는 이 중 바리스타, 바텐더, 믹솔로지스트 등 여러 음료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길 바란다. “플로팅 기법을 이용한 음료를 손님에게 제공할 때, 마시는 방법이나 요령에 대해서 정확히 정보는 전달해 주는가?”
아마도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질문이며, 이에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종사자들도 꽤나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장에서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계속해서 음료를 만들기 때문에 일일이 정보를 전달하는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플로팅 기법을 이용할 땐 꼭 알아둘 것은 메뉴에 대한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꼭 손님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즐기지 못한 음료는 그냥 맛없음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지출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만 이렇게 생각할까?
플로팅 기법으로 만든 메뉴 한 잔에 스푼을 주자!
글의 처음에도 언급을 했지만, 플로팅이란 테크닉은 액체의 밀도 차이를 이용하거나 상하를 구분 짓게 만드는 기법이다. 주로 당도의 차이를 이용하나 알코올 메뉴에서는 도수 차이 별도로 적용하여 만들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당도의 차이로 플로팅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그 무엇보다 맛에 대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가장 흔히 단점을 가져오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혹시 이런 경험이 있는가? 빨대로 한 모금 빨았을 때 입안을 가득 설탕으로 채우는 느낌말이다. 아마도 이런 경험이 있다면 기분이 좋아지기보다는 화가 날 수도 있다.
필자는 플로팅된 음료를 서비스 함에 있어서 ‘스트로우(빨대)’보다는 ‘스푼(숟가락)’을 꼭 제공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당도를 이용하여 플로팅 기법을 사용할 경우 당도가 높을수록 아래로 가라앉는 성향이며, 당도가 낮을수록 위에 쌓이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발생을 한다. 이렇게 당도 차이를 이용한 메뉴들은 단순히 지지력이 약한 빨대로만 잘 섞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반인들은 음료 지식을 전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메뉴를 제공받는 순간 사진부터 찰칵찰칵 찍은 후, 스트로우(빨대)를 이용하여 한껏 빨아마실 것이 상상된다. (나만 마시는 이의 표정이 상상되는가?)
그래서 필자는 간단한 해결책으로 스푼(숟가락)을 추천한다. 당도가 높고 낮음을 이용한 플로팅 메뉴는 숟가락(혹은 티스푼)과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잔의 위아래 방향으로 쉽게 섞어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잔에 꼭 꽂아주지 않더라도 좋다. 이런 하나의 디테일함(배려)이 손님에게 ‘잘’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게 되는 것이다.

이쁜 메뉴만 찾은 손님들도 문제다.
지금까지는 플로팅 기법이 활용된 음료에 대해서 제공하는 이들이 알아둘 내용에 대해서 적었다면 이번 문단은 소비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내용도 적어볼까 한다. 개인적인 필자의 입장은 플로팅 기법을 이용한 메뉴를 언급함에 있어서 또 다른 시각의 문제 제기도 제안한다.
즉, 플로팅 된 음료를 마셔보곤 단순히 ‘맛이 없다’라고 지적하는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라고 보면 좋겠다. 시각적인 매력이 넘칠수록 소비자들의 관심은 증가하고 그에 따른 소비력 또한 증가하는 것이 요식업계의 정설이기도 하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한 광고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단점을 알고도 만드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시작했고, 화려한 비주얼의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도 많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 속에서 불특정 다수 혹은 본인들의 팔로워에게 어필할 수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서 사진 찍는 각도까지 계산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은 감히 포토그래퍼들 못지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다만,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 앞에 놓여있는 음료를 잘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무조건 이쁜 메뉴만 찾아다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가지고 만들었는지, 어떻게 마셔야 오롯이 음료에 집중할 수 있는지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의 글을 마무리하자면, 단순히 미적인 요소에만 치중된 음료는 소비자에게 큰 만족을 줄 수 없고, 이는 결국 쉽게 잊혀질 수 있는 메뉴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모든 메뉴가 각각의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듯이 보이는 부분과 함께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는 만드는 사람이나 소비자들 모두 해당되는 내용이다.
음식이나 음료는 맛 이외 어떤 것도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입부터 만족시키고 눈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가장 올바른 순서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부분에서 티 베리에이션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제발, 시럽 위에 탄산수만 부어 레이어를 만든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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