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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TALK]
차 전문점보다 일반 카페에서 마시는 메뉴가 더 맛있다?
글. 루틴매거진
오늘의 이야기는 조금 색다른 관점에서 써 내려가보려 합니다.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재밌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주제는 바로 <차 전문점보다 일반 카페에서 마시는 메뉴가 더 맛있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분명, 이 헤드라인을 보고 “에이!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티 전문점이 질 좋은 차를 쓰고 차 전문가들 일텐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분명, 티-카페에서 마시는 차는 일반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들 보다 더 양질의 질 좋은 차(혹은 티 브랜드 제품)를 사용하는 게 오히려 일반적입니다. 요즘 종종 이야기하는 티소믈리에, 티마스터라고 부르는 분들이 티 카페나 서비스업에서 종사하고 계시기 때문에 바리스타의 역할만 하시는 분들보다는 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차를 우려 서비스하는 데에 더 나은 노하우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는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보겠습니다.
카페에서 티-메뉴들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
불과 4-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티-카페는 드물게 찾아볼 수 있었고, 당시에도 티-카페라는 업태보다는 ‘찻집’이라 불리는 곳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일반 카페에서도 주로 티백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1-2년간 많은 카페들이 양질의 찻잎을 직접 우려 서비스하거나 유명 브랜드 제품을 비치해두고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TV 매체나 라디오, 인터넷에서 ‘차가 몸에 좋다. 차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차를 자주 마시면 앓고 있는 자잘한 질병에도 도움 된다.’ 등 여러 이야깃거리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관련 상품들이나 기능성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과거보다는 훨씬 더 차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식업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차의 필요성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 카페에 가면 ‘말차 라떼’, ‘밀크티’, ‘티에이드’ 정도는 거의 기본메뉴가 아닐까요?
분명 ‘차(TEA)’ 혹은 ‘대용차(TISANE)’ 메뉴를 구비하는 것은 요식업을 하는 분들에게는 부가적 매출 향상이나 치열한 서바이벌 시장에서 본인만의 차별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좋은 아이템인 것은 사실입니다.

티 소믈리에, 티마스터의 등장?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차가 몸에 좋다’, ‘차가 앞으로 대세이다’, ‘차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들도 있다더라’ 등의 이야깃거리들이 계속해서 입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는 곳이 바로 관련 ‘교육기관’ 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교육기관에서는 단순 취미반부터 창업반, 전문가 양성반을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면서 다양한 방향성과 미래의 가능성을 공유 및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로 우리는 그들을 ‘티소믈리에, 티마스터, 티인스트럭터’ 등으로 지칭하여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문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은 차를 활용한 카페업이나 서비스업종에 뛰어들곤 합니다. 위에서도 재차 언급했지만 티 메뉴가 점점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여러 프랜차이즈 브랜드부터 개인 카페까지 차 전문가들의 채용이나 협업(Co-Work)에 기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 아직까진 카페에서 바리스타 인재를 채용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이며, 차를 전제로 하는 직업적 방향성은 아직까진 명확하게 제공되거나 특별한 매뉴얼이 제공되고 있지 않습니다.
자칭 차 전문가들이 대거 시장에 등장하게 되면서 과거에 카페에서 차를 활용해서 만들었던 메뉴들이 보다 더 차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려가며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다양한 활용방법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에게는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들이 만들어질 수 있겠습니다.
티 베리에이션이(Tea-Variation)란 무엇인가?
요즘 흔히 말하는 ‘말차 라떼, 쑥 라떼, 홍차 밀크티, 녹차 밀크티, 얼그레이 아이스티, 유자 에이드’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음료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방금 언급한 메뉴보다 수십 배는 많은 종류의 음료 형태가 개발되고 판매까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음료들은 도대체 누가 만들고, 어떻게 만들고, 어떤 형태로 판매가 되고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실, 이런 질문은 일반인들이 생각해 볼 문제라기보다는 대부분 업계 종사자들이나 예정이신 분들이 가지는 생각일 거라 생각합니다.
티 베리에이션은 쉽게 설명하자면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섞어 만든 음료이며, 차 혹은 대용차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메뉴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 한 가지. ‘우리가 ‘차(Tea or Tisane)’라고 부르는 재료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식물의 뿌리, 열매, 잎 등을 여러 가지 재료를 끓이거나 달여서 혹은 우려서 마실 수 있는 것을 통틀어 ‘차’라고 부르기 때문에 생각해볼 수 있는 재료의 범위는 굉장히 넓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서양에서는 ‘차나무*의 찻잎으로 만들어진 것을 ‘차(=티, TEA)’ 라고 부르며, 그 외에 재료는 ‘대용차(=티젠, TISANE)’라고 별개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일반적으로 언급하는 '차나무'는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라는 학명을 가진 동백나무과 식물을 가리키고 있으며, 인도, 스리랑카, 중국, 일본, 한국 등 각 나라별로 서로 다른 차나무의 품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티 베리에이션은 전문가들의 영역인가?
티 베리에이션을 만드는 사람이나 만들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 제한이 되는 자격조건은 전혀 없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티 베리에이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집에서 먹다 남은 홍차를 가지고 밀크티를 만드는 가정주부도 가능하고, 동네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탄산수에 평소에 먹던 티백을 담가두고 공부할 때마다 아이스티처럼 마시는 학생들도 가능합니다. 즉 누구나 티 베리에이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만든다’에 멈추지 않고 남에게 ‘서비스’를 하겠다 혹은 ‘판매’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진다면 조금은 다른 문제가 될 순 있습니다.
하나의 음료를 만드는 데에 특별한 자격조건을 요구하진 않지만, 영리적인 목적과 음료로서의 기본 격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론적 지식과 수많은 실험을 통한 경험치가 동반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할 수는 있습니다. 즉, 내가 누군가에게 메뉴를 판매한다든지, 누구로부터 의뢰를 받아 음료 레시피를 제공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차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경험치는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시작할 순 없겠지만, 궁극적인 목표로 생각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유명해진 ‘티 베리에이션’은 바로 ‘밀크티’일 겁니다. 커피 업계 내 모 카페에서 스리랑카(실론) 홍차를 냉침하여 찻잎의 쓰고 떫은 맛을 최소화한 후 우유부터 설탕까지 세심한 테스트와 경험치를 통해 현 시장 구조에서 대다수의 타겟층에게 적합한 레시피를 구현한 사례가 있었고 그 계기를 통해 차 업계에도 큰 전환점을 가져왔다고 종종 이야기합니다. 일반적인 밀크티는 차와 우유 그리고 설탕으로 만들 수 있는 베리에이션 메뉴 중 하나입니다. 오래전에는 마시던 홍차에 우유를 일정량 부어(Pouring) 밀크티 형태로 즐기거나 애초에 우유에 찻잎을 넣고 끓여서(Royal Style) 마시는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음료업계가 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누구나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 개발을 시도해왔고 그 수많은 노력과 테스트를 통해 냉침(일명 ‘콜드-브루’) 방식을 통한 또 다른 침출 방식의 밀크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티 베리에이션은 차들마다 가지고 있는 성질을 이해하고 최고의 향과 맛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접근과 방법들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티 베리에이션은 말 그대로 다양한 형태의 차-음료입니다. 예를 들어 ‘밀크티, 티-에이드, 아이스티, 티-칵테일, 티-목테일’ 등 아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티 베리에이션이 갖춰야 할 기본?
오늘 글의 목적은 이 단락에 모두 담겨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소 직선적이고 비꼬는 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차를 활용하여 베리에이션 음료를 만드는 일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요점을 다시금 짚어보고자 함입니다. 필자는 최근 지인에게 카페 한 곳을 추천받아 직접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당시 마셨던 티 베리에이션 음료는 많은 생각을 가지게끔 저를 자극하였습니다. 평소에도 차 전문가들이 만든다는 다양한 베리에이션 음료를 마셔본 입장에서 이 카페에서 제공한 한 잔의 메뉴는 그 누구보다 차 다운, 차 스러운, 차 답게 잘 만들어진 메뉴였습니다. 향과 맛 그리고 오미의 밸런스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 카페 주인장은 그냥 바리스타였을 뿐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차 전문가 ‘티소믈리에, 티마스터, 티인스터럭터’ 등 많은 분들이 분명 차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치가 뛰어나다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하는 바입니다. 또한 사용하는 차의 장점과 단점을 바리스타들보단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티 베리에이션 음료를 만드시는 차 전문가분들 중에도 차의 본질(향, 맛, 질감, 장점과 단점 등)을 지켜내지 못하고 오히려 감추려고만 하는 부분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생각은 충분히 옳은 생각이지만, 보완을 목적으로 했던 방법이 차의 존재감을 없애버릴 수 있다면 이는 잘못된 선택이라 보는 것입니다.
필자가 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말차로 만든 라떼 한 잔은 쓰고 떫고 텁텁한 맛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우유 질감에 변화를 주어 우유만 쓰던 레시피에서 연유와 크림을 혼합하여 사용한 후 가당을 통해서 기존에 쓰고 떫었던 부분은 비교적 사그라들고, 텁텁했던 질감 또한 크림으로 인해서 조금은 감출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차가 보여주어야 할 녹차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결과물이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유지류 느낌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 가향 홍차 중 복숭아 향이 나는 차를 골라 진하게 우려낸 후 복숭아 과육과 각종 시럽 그리고 포인트를 줄 수 있는 크림 폼을 위에 올렸습니다. 맛에서는 복숭아의 과즙미와 시럽의 향미가 진하게 느껴졌고, 과육의 식감 또한 더해졌습니다. 그리고 크림폼으로 올려둔 부분이 부드럽게 잘 어울렸습니다. 진하게 우렸던 홍차의 쓰고 떫은맛은 시럽으로 잘 감춰지고, 홍차 특유의 우디함은 은은히 풍기는 음료였습니다.

위 두 가지 예시를 모두 읽어보시고 어떤 메뉴가 잘 만든 메뉴처럼 보이시나요? 사실 위 두 사례를 통해서 내릴 수 있는 정확한 답은 없습니다. 개개인의 기준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래도 필자의 의견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음료에서 아쉬운 부분은 말차의 뉘앙스입니다. 우유와 이외 유지류 재료가 많이 첨가됨에 따라 말차의 부정적인 맛은 제어가 가능해졌으나, 녹차 본질의 향 또한 줄어들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차 라떼를 주문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시되어야 할 부분은 바로 말차의 아이덴티티입니다. 즉, 말차 때문에 주문한 메뉴라는 말입니다. 부드럽고 맛있는 우유를 마시기 위해서 주문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차 라떼는 그 무엇보다 말차가 중요합니다. 쓰고 떫은맛이 강해서 개선이 필요하다면 우유에 신경 쓰기보다는 말차의 등급이나 종류를 바꾸는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두 번째 음료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으신가요? 아마도 많은 카페에서 판매 중인 티-에이드 혹은 아이스티 형태의 메뉴들은 위와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졌을 거라 생각됩니다. 특히 홍차를 활용한 베리에이션 음료를 마셔보면 차 본연의 향보다는 가향 처리에 이용된 방향유(=에센셜(Essential)오일)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계속해서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티 베리에이션에서 궁극의 목표 차의 모습 즉 ‘차향’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살리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나 홍차가 짙게 우렸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복숭아향 혹은 기타향에만 의존하여 만들어진 메뉴는 과연 티 베리에이션의 하나로 볼 수 있을까요? 차를 주재료로써 활용할 때 우려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홍차를 냉침 방식으로 우려내면 열로 인해 생기는 쓰고 떫음을 상당 줄일 수 있어 불필요한 텍스처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복숭아향 홍차를 쓰면서도 홍차의 향 또한 자연스럽게 유지시킬 수 있고 온침(따뜻하게 우리는 방식)으로 인해서 생기는 쓰고 떫음을 시럽으로 감추려 했던 부분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을겁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은 ’차향’을 느끼기 위해서 티 베리에이션 음료를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차의 향을 모두 알아차리거나 차들의 본질을 전부 이해하고 주문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차의 본질이 가려진 채 만들어진다면 잘 만든 티 베리에이션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맛있는 티 베리에이션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티)카페는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우리가 차를 마시는데에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거나 기초 지식이 무조건 중요하진 않습니다. 우리가 티-카페를 방문하고, 티-카페를 준비하고, 티-카페를 운영하는 목적은 바로 차를 널리 알리고 차의 다양한 매력을 알려주는데에 있다고 자주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차 전문점들은 진입장벽을 높게 만들어두고 있습니다. 즉 차를 평소에 자주 마시지 않는 사람이거나 전혀 차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방문하게 된다면 주문부터 어려움을 겪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익숙치 않은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진입장벽을 높히는 일이죠.
일반적으로 우리가 ‘맛있다’라고 말하거나 느끼게 되는 요소들은 꼭 맛이나 재료의 질만을 말하진 않습니다. 공간이 주는 분위기나 동반한 사람 혹은 본인의 컨디션에 따라서 제각각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인 카페에 들어설 경우 문 턱에서부터 머뭇거리거나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마시는 데에 고민을 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차 전문점의 경우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입장부터 어려워하고 익숙지 않은 분위기에 불편함을 겪게 되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맛있다’라는 평가보다는 그나마 ‘신기하다, 생소하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오는 편입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차에 대한 정보를 직접 알려줄 수 있는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일반인들에게 다가서는 것이 이만큼 어렵습니다.
현대에 들어 ‘카페’라는 공간은 단순히 음료만 마시는 공간이 아닙니다. 들어선 사람의 취향에도 맞아야 하고 머물기 편해야 하며 대화가 즐겁게 이어져야 합니다. 이는 분명 음료의 맛을 평가하는 부분에도 큰 연관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차 전문점들도 좀 더 오픈된 마인드와 공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아는 사람들만 즐기는 곳은 아지트에서 머물고 끝이 납니다. 차 전문점을 오픈해서 차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면 대중이 원하는 장소로 만들 필요도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들어와 어렵지 않게 마시고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차를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거죠.
마지막으로, 차 전문가분들의 관능적인 테이스팅은 분명 특별한 영역입니다. 일반인들보다 미각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관능적’이라는 단어는 곧 ‘주관적’이란 뜻입니다. 또한, 주관적인 테이스팅은 본인만의 해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차 전문가들 중 몇몇은 이런 주관적인 부분을 강제적으로 이해시키려는 성향도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쓰면 몸에 좋다!“라는 말은 사용안하죠.
차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되, 맛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마시는 이에게 맡길 필요가 있습니다. 강제적으로 이해시키려 한다면 그들은 더 이상 그 장소를 찾아가지 않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일반적으로 음료 시장의 90% 이상은 일반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음료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90% 이상의 인구를 상대로 메뉴를 선보이려 합니다. 하지만 차 전문점들은 음료 시장의 5-10% 인구를 상대로 선보이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차 전문점 또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시장 안으로 들어서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메뉴를 구성하고 선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익숙한 데에 ‘편안함’을 느끼고, 경험한 것에 ‘맛있음’을 덧붙이곤 합니다. 그래서 일반 카페가 차 전문점 보다 ‘더 맛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 본 내용은 루틴매거진이 직접 작성한 내용이며, 주관적인 입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보 및 문의 routea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