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제18회 서울 코엑스 국제차문화대전 다녀온 후 이야기
글. 사진 루틴매거진
매년 코엑스에서 6월이 되면 향긋한 차 향을 풍기는 전시가 있다. 이번 해로 18번째를 맞이하는 ‘국제차문화대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20년 들어 가장 핫 한 이슈로 떠오르는 것이 코로나 사태(COVID-19)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업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이번 국제차문화대전 전시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기존 행사 예정날짜였던 6월에서 7월로 연기는 사태가 발생했으니 말이다.
점점 젊어지는 전시분위기
루틴매거진은 이번 전시도 어김없이 방문했고 그 후의 이야기를 남긴다. 첫 번째, 이번 해에 들어 한 가지 점차 확실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참관객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고등, 대학교가 휴교에 들어가기도 했고, 7월이면 종강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20대부터 30대까지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2017~18년부터 점점 느껴졌던 부분) 뉴트로 현상의 일종일 수 있으나, 차 업계 입장에서 젊은 층의 유입은 굉장히 호재스러운 일이 아닐까.
모든 일에는 완벽이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모든 일에 ‘완벽’이란 없다는 말처럼 이번 전시에도 아쉬운 부분은 어김없이 있었다. 전시 성향과 추구하는 방향 때문인지 조금은 지루한 느낌을 지우기엔 어려웠다. 여기서 말하는 지루함이란? 매년 비슷한 상품군들이 보인다는 점이다. 다기를 만드는 요장들부터 차를 생산하는 다원들까지 매년 비슷한 향과 맛 그리고 멋을 진열하며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은 쉽게 바뀔 수 없는 분야이며, ‘카페쇼나 커피엑스포’처럼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시 성향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조금의 아쉬움은 남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부분은 바로 ‘무대행사’와 같은 준비된 프로그램이었다. 전시 성향을 이해하고 있지만, 관람객들의 연령대가 낮아짐을 체감한다면 좀 더 볼거리가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는 것도 전시를 부흥시키는 데에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차를 마셔보러 오는 젊은 층에게 좀 더 재미난 볼거리는 차에 관심을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주최 측에서 조금은 고민을 해봐야 할 부분으로 생각된다.
윗 물이 잘 흘러야 아랫물도 잘 흐른다!?!
위에서도 아쉬운 점으로 언급했으나, 사실 국제차문화대전은 18년 동안 한결같은 방향성을 가져오고 있는 대표 차 전시행사이다. 우리나라의 긴 역사 속에서 살아있는 ‘전통, 정통한’ 차 문화를 알리기 위한 공식적인 자리이며, 큰 장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좀 더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그 때문인지 더 나은 모습이 되길 바라는 애정도 있는 행사이다. 큰 틀에서 볼 때, 전시의 뿌리는 뒤흔드는 변화는 필요 없겠지만 소비자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좀 더 많이 제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방에도 비슷한 성향의 차 관련 전시들이 매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이란 이유로… 전시의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많은 관람객 유치가 어렵다는 것은 사실이고 매년 전시들이 시행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규모의 전시들부터 활성화가 되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곳곳에서 차의 관심사를 이끌어내야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서울에선 핫한데, 지방에선 접하기 어렵다는 심리를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서울에서도 지지부진하다면 지방이라고 관심을 가질까…)
소분화된 상품들이 강세
이번 전시에 참가한 업체들 중 몇 곳은 소분 판매를 통해서 꽤나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간다고 한다. 점점 소비의 유형이 바뀌고 패턴의 변화가 찾아오면서 값싸고 대용량인 제품의 선호도보다는 양질의 재료를 사용한 소분된 상품의 판매가 강세였다는 입장이다. 차를 경험하고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비교적 높은 금액과 1인이 소비하기엔 많은 양은 진입장벽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양질의 원료를 소량만 구매해서라도 맛보고 싶어 하는 소비층들이 늘어가면서 소비 유형과 패턴의 변화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실 이 부분은 수년 전부터 많은 업체들이 예측하고 준비해왔으며, 꾸준히 고민하고 상품화한 업체들은 이번 전시에서도 어김없이 좋은 판매고를 올렸다고 전해왔다.
예전에는 가성비적인 측면에서 값싸고 양 많은 상품을 소개했다면 이제는 가심비적인 측면에서 양질의 재료를 즐기기 좋은 용량으로 판매하는 것이 더 올바른 상품 구성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코로나의 여파는 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국제차문화대전은 전반적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많은 부분이 축소된 느낌을 받았다. 부스와 부스 사이 간격이 넓어져서 관람객들에게는 편한 전시가 되었겠지만, 큰 그림에서 볼 때는 결국 관람할 수 있는 업체가 적어졌다는 것이니 말이다. (보성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전면 참여 금지 처리되었다는 여담이 있다.)
나라 사정이 좋아지고, 사람들이 먹고살기 좋아지면 이런 차 시장도 넓어질 수 있는 여지를 가지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내년을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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