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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 Exhibition]
‘서울 카페쇼 2021 – SEOUL CAFESHOW 2021’
루틴매거진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2021년 마지막 전시
기다림과 기대 그리고 희망으로 가득찬 전시 분위기.
글. 사진 루틴매거진
루틴매거진에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빠지지 않고 직접 다녀온 행사 ‘서울 카페쇼 2021 – SEOUL CAFESHOW 2021’은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어려웠고, 참가업체들의 표정은 침울했다면, 분명 이번 행사에서 느껴지는 전시장 공기의 흐름은 조금 달랐다. 아마 오랫동안의 기다려온 시간에서 풍겨지는 부분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오랫동안 움츠려온 사람들이 날개를 펼치고 활개 하듯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커피, 기계, 시럽, 솔루션 그리고 차 업계까지 모두가 간만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기다림의 미학’으로 보아야 할까, 많은 관람객들이 양손 가득 짐을 들고 움직이는 모습과 여러 부스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업체들의 모습은 필자의 입장에서 굉장히 반갑고 긍정적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번 전시는 어느 때와 다름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준비를 기약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자리이며, 업체이건 소비자이건 모두가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찾아온 자리임은 틀림없다.
이번 전시 방문에도 어김없이 루틴매거진에서 느꼈던 여러가지 몇 가지 포인트를 공유하려고 한다.
작년부터 혹은 재작년부터 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계속해서 식음료 업계 또한 사회 분위기에 맞춰 ‘친환경’이란 키워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 일명 ‘리사이클링, 재활용, 재사용, 제로웨이스트’ 등 다양한 연관 키워드가 각종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에 등장하고 있고, 국가적으로도 다양한 캠페인을 공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발맞춰 나가겠다는 의지인 건지 많은 업체들과 소비자들까지 해당 키워드에 반응하고 있다.
카페쇼 2021 전시장에도 ‘친환경’과 관련하여 많은 업체들이 등장을 했지만,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참가업체 부스에도 ‘Green’이란 명패를 붙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이 명패만 보이더라도 ‘뭔가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팔고 있구나!’하는 메시지를 전달받지 않았을까.
그 밖에도 ‘Safe Tasting Zone’이란 명패도 종종 보였는데, 해당 명패는 참가업체의 규모가 크거나 명확한 시음 가이드가 제공되는 경우에 주최 측에서 제공한 명패라고 한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의 여지는 보이며 실제 시음이 불가한 업체들도 주최 측의 가이드를 무시하고 시음을 진행한 경우가 눈에 띄곤 했다. 1년을 준비해서 나온 전시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홍보하고, 또한 소비자들이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시국이 시국인 상황에서 조금은 관리 소홀로 비춰질 수 있는 요소라고 판단된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루틴매거진에서 직접 방문하고 느꼈던 부분을 적어보겠다. 그럼 시작해볼까.
첫 번째,
‘비건(Vegan)’의 어프로치와 결합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비건(Vegan)’이라 함은,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철저하고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MZ세대는 ‘채식주의’라는 부분에서 좀 더 넒은 의미로 다가가고 있으며, 개인적인 취향이 아닌 호기심에서 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색다른 어프로치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건강한 식단이란 누군가에게는 철저한 자기관리 측면에서 해석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관심과 호기심으로 시작된 불씨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베이커리, 유지류 제품, 식단 프로그램, 솔루션, 영양성분 등 많은 부분에서 ‘비건’ 혹은 ‘건강한 재료’ 등 다양한 단어들의 조합으로 슬로건들이 걸려있다. 주로 ‘낮은 칼로리, 저당, 무가당, 제로칼로리’ 등 연관 키워드와 함께 다이어트, 헬스, 피트니스, 요가, 바디밸런싱 등 다양한 분야의 니즈(Needs)를 강하게 반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커피와 차는 굉장히 근접해있는 매개체가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째,
더욱 다양해진 유제품과 어플케이션
아마도 우리는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기 전부터 ‘우유’를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유는 굉장히 대표적인 단백질 음료이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실생활 속에서 뗄 수 없는 소비 식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거에도 두유부터 생우유, 멸균우유, 락토프리 등 유제품 내에서도 다양한 형태가 출시되어 왔지만 이제는 식음료 시장에서도 우유의 베리에이션은 필수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점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차별화된 메뉴를 만들어내고 싶은 업계 종사자들의 갖은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요즘에는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을 지닌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일반 생우유보다는 두유나 곡물 베이스의 우유, 아몬드나 코코넛 베이스 우유 같은 재료를 활용한 색다른 메뉴를 통해 차별성을 만들고 싶어 하는 분위기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그러한 메뉴들은 기존의 맛과는 다른 다채로운 느낌이 더해진다.
또한, 우유 뿐만 아니라 유산균과 관련하여 요거트 제품들도 병행으로 선보여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며, 위와 같은 모든 변화에는 ‘식물성 재료’란 이미지와 호응도가 동시에 뒷받침되고 있는듯 하다.
세 번째,
단타성을 가진 기획성 제품
혹시 “당신은 ‘민초단’입니까?”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이번 카페쇼 2021에서 선보인 제품들 중 특정 제품들은 강한 단타성 이벤트 제품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표적으로 민초단이라 부르며 민트와 초콜릿을 결합해서 만든 디저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예시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오래전부터 민트와 초코를 좋아했던 소비자들도 존재해왔다. 하지만 필자가 ‘단타성을 지닌 제품’이라고 언급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제품의 품질과 꾸준한 생산 그리고 자연스러운 소비의 증가로 생겨난 제품군이 아닌 특정 유명인이나 매체를 통해 급격하게 시장 반응을 끌어모으는 제품이거나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습관이나 취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순간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불쏘시개에 불이 붙듯 순식간에 타오르다가 순식간에 꺼져버리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위와 같이 언급하였다.
물론, 사람들의 궁금증을 이용하여 상품화하거나 단타성 제품을 구성하여 브랜드를 알리거나 이벤트성으로 선보이는 것은 충분히 전략적인 측면에서 가능한 일이나, 종종 해당 상품에 100% 올인하여 제품을 준비해온 업체들이 눈에 띄면 필자는 조금은 위험한 결정이 아닌가 싶은 조심스러운 생각을 하게 된다. 과거, 허니버터칩, 몰티저스 초콜릿과 같은 사례가 레퍼런스가 되지 않을까.
네 번째,
커피업계도 무시못하는 ‘티-파우더 & 티-시럽’
필자는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말차’를 이용한 베리에이션 메뉴 한 잔이 어느 카페나 한 개쯤은 팔리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 만큼 이제는 ‘말차’와 같은 재료는 대부분의 카페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재료가 되었다.
이는 커피 업계, 차 업계 모두 해당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과거 음료 시장을 통틀어 보면 커피 업계에서 커피 이외에 가장 열성적으로 판매하는 메뉴가 말차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만큼 시중에는 다양한 말차 관련 제품들이 시판되어 판매중인데, 어떤 카페들은 실제 말차를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곳은 파우더나 시럽형태를 이용하여 메뉴를 만들고 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관련 제품들은 계속해서 개선이 되어왔고, 이제는 한 방에 메뉴를 만들 수 있는 간편한 형태의 제품들도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카페뿐 만 아니라 시럽, 파우더 회사들까지 차 관련 제품을 만드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말차’나 ‘홍차’를 이용한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들이 꽤나 경쟁력 있는 메뉴로 어필되고 있으며 커피업계도 무시하지 못할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밀크티나 시그니처 메뉴 하나로 전체 매출을 이끌어 가는 곳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차를 베이스로 한 파우더나 시럽 제품은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요즘에는 꼭 녹차, 홍차만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그 향과 맛이 점점 개선되어 오리지널의 뉘앙스를 가져가고 있다는 점도 눈 여겨봐야 한다. 과거에는 인공적인 향미로 인해 호불호가 생겼다면, 지금은 오리지널 티와 비슷하거나 단점까지 보완하여 출시되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제품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이다.
다섯 번째,
점점 많아지는 ‘리-브랜딩’ 제품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분명 난 작년에 ‘A’업체의 제품을 구매하여 잘 마셨고, 이번에는 ‘B’사의 제품을 구매하여 새로운 경험해보려 하였으나, 똑같은 뉘앙스의 향과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
그렇다, 요즘에는 리브랜딩 제품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해당 부분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긍정적 측면으로 해석해도 좋을듯하다. 기존 시장에 존재해 온 많은 생산자(혹은 업체)들이 효과적인 판매력을 갖추지 못했고, 마케팅이나 전략적인 홍보에 대해서 어려워하고 있을 때쯤, 대기업이나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바라보았던 디자인(기획)회사들은 해당 제품을 손 쉽게 소싱하여 리브랜딩 과정을 통해 적절한 홍보 전략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생산 기술력이 없는 유통회사는 잘 만들어진 제품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고, 판매 기술력이 부족한 생산자는 재고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어 상생의 조건이 되어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리브랜딩으로 인해서 시장에 나와있는 많은 제품들이 동일하거나 비슷한 주원료를 사용하여 생산되는 경우가 많으며, 값싼 재료를 이용해 성실하게 판매해오던 업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흉내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동일 제품처럼 패키징을 하여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해당 부분은 소비자들이 자력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며,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도 쉽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시장 내에서 도덕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지만 장사꾼들 사이에서 ‘양심’보다는 ‘이윤추구’가 먼저 일 거라는 예상이 조금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여섯 번째,
시대적 테마 & 명확한 스토리 라인
루틴매거진이 이번 카페쇼 2021에서 가장 눈 여겨본 제품들은 바로 ‘약리적인 부분’을 강조한 제품이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약리적인 부분’이라 함은 제품의 성분이 특정 효과에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제품을 섭취할 시 해당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다이어트, 면역력 강화’가 연관 키워드라고 볼 수 있겠다.
과거 ‘미세먼지’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매년 다이어트 계획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겨냥한 제품들이 시장에 급작스럽게 늘어났다. 하지만 여기서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러한 제품을 판매하는 이들이 실제 의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거나, 해당 관련 학과, 학문을 통해 검증을 받은 전문가들이라는 점이다. 곧 허튼 소리는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고, 해당 제품들 또한 명확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등장했다는 점이다.
아마도 의사 출신 판매자가 ‘이 차를 마시면 독소 배출에 좀 더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라고 했을 시 좀 더 신뢰성을 전달할 수 있고, 소비자들도 일반 판매자들보다는 전문성을 가진 이들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명확한 테마와 백그라운드를 가진 제품들이 시장에 나타나면서 소비자들 또한 단순히 겉만 보고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점과, 자기를 위한 소비를 가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곱 번째,
무조건 ‘인공’보다는 ‘천연’을 선호
수년간 카페쇼를 포함하여 많은 식음료 전시에서 ‘시럽, 청, 코디얼’ 등 다양한 형태의 가공 제품들은 소개되어 왔다. 그런데 과거 5년 전만 비교해 보더라도 현재의 모습은 상당히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그 차이는 바로 과거보다 현재의 소비자들이 철저하게 ‘천연’ 재료를 찾는다는 점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보다는 원재료의 본연의 향미를 가진 천연 제품을 찾아 나서고 있다. 수제 청만 보더라도 에센스 향만 가득한 제품이 아닌 식감까지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시럽류 같은 경우 많은 업체들은 천연향보다는 인공향을 이용한 제품을 많이 출시해왔고, 현재도 인공향과 천연향을 적절히 블렌딩하여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배경에는 천연향보다 인공향이 좀 더 강한 발향성을 가지고 있고, 천연향을 추출하거나 생산하는 기회비용이 인공향보다 적게는 수배 많게는 수 십배 더 소비되기 때문에 쉽사리 100% 천연향만을 고집하긴 어렵다는 업계 실정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조건 ‘천연’ 재료가 몸에 좋고, 맛도 좋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원재료에 대한 관심과 소비 그리고 QC(Quality Control)에 대한 업계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본연의 향을 지니고 있으면서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한 원재료를 찾고 싶어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해당 식재료를 철저히 관리 및 재배하고자 생산자들의 일도 늘어나고 있다.
여덟 번째,
과거에 비해 줄어든 ‘꽃차, 밀크티’
분명 줄어든 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업계의 불황도 작용한 바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은 다르다. 급격하게 만들어진 시장구조에서 밑받침이 약한 제품들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꽃차의 경우 식용으로 인정되는 식물은 10개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과거 여러 식음료 전시행사에서 꽃차 업체들은 수 십 종을 자랑하며 참여를 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식 식품군으로 인정받지 못한 제품들은 걸러질 수밖에 없었으며, 해당 행보는 예상되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꽃차 관련 업체들의 참여도는 큰 두각은 비추질 못했다. 국내 허벌리스트로 활동하는 전문가의 말을 빌리자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꽃차 제품들 중 식품허가를 제대로 받지 않고, 수제 형태로 제공되는 허술한 제품들이 너무 많다.”고 언급한다.
밀크티 형태 또한,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작년만 하더라도 밀크티 카테고리 내에서 ‘콜드브루, 수비드, 온침, 냉침’ 등 여러 키워드와 함께 판매하는 업체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밀크티를 직접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은 모습을 감춘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배경에는 밀크티의 수요는 실제로 크게 줄지 않았으나, 기존 밀크티 제품을 유통해오던 업체들의 경쟁력이 무색해 질만큼 양질의 레시피와 정보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넘쳐나고 있다는데 본다. 이제는 동네 카페들도 수준급의 밀크티 베이스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굳이 밀크티 베이스를 납품받지 않더라도 즉석 제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적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큰 업체라면 관련 시럽을 균일한 퀄리티로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어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소상공인들에게는 밀크티의 영역은 자기들만의 스타일대로 굳혀가고 있다. 안 그런가?
아홉 번째,
제품의 ‘질’과 함께 패키지의 ‘멋’은 필수!
아마도 루틴매거진에서 발행했었던 글을 본 독자라면 해당 헤드라인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할 것이다. 필자는 제품의 품질 이상으로 패키징의 멋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왔다고 자주 언급한 바 있다. 제품의 질이 우선적으로 중요치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품의 질은 상향 평준화가 되어 이제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수준급의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품의 차별성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부분은 패키징이 효과적이란 이야기이다. 과거 원두나 찻잎(잎차, 티백 등) 원재료를 파우치에 담아 라벨만 붙여서 판매가 가능한 시대가 있었다면 이제는 그 이상으로 공들여 제품의 이미지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도록 디테일 작업이 필수가 되었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한 후 최종적으로 개봉하기까지 기쁨의 희열을 유지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티커를 뜯고 내용물을 확인하는 그 순간까지 말이다.
패키지는 레트로풍부터 미니멀한 느낌까지 다양하게 적용되어 시장에 나오고 있다. 해당 부분은 개인 취향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필자도 어느 방향이 올바른 흐름이라고 말할 순 없다. 다만, 타겟으로 삼고자 하는 연령대에서 호응하는 패키징 방식은 존재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소재부터 컬러감,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가 잘 녹아드는 백그라운드 이야기까지 잘 녹여진 제품이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것이 곧 ‘브랜드’이다.
열번 째,
홈카페는 이제 익숙해진 영역
식음료 업계에게 ‘홈카페’라는 키워드는 더 이상 숙제가 아니다. 이 시대에 홈카페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필수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어떤 형태로 즐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행위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홈카페를 위한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은 고려대상이 아닌 필수조건이 되었다.
커피 머신만 보더라도 과거 에스프레소 머신에서부터 시작하여 이제는 집에서 반자동머신, 전자동머신까지 홈카페를 위한 준비는 계속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선보여지면서 홈카페의 수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안에서도 등급이 있고 레벨이 존재하기 시작했다. 커피, 차 모두 홈 카페를 기본 전제에 두고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이제는 그 이상으로 아웃도어, 취미생활에 쉽게 적용될 수 있는 상품들도 선보여지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홈카페는 이제 일상 그 자체가 되어 가고 있다. 손쉽게 마실 수 있는 형태는 고려의 대상이 아닌 필수의 조건이 되어 가고 있다. 반면에, 오히려 번거로운 행위를 통해 자기만의 만족을 느끼는 이들도 있어 일부러 아날로그 성향의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은 각자의 브랜드가 생각하고 걸어야 할 아이덴티티나 방향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필자 또한 종종 번거로운 과정을 통해 차 한 잔을 정성스럽게 내려 마시곤 한다. 이건 그냥 나를 위로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또 하나의 취미일 수 있다.
마무리하며,
이번 카페쇼 2021은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필자가 방문한 모든 전시들 중에 가장 희망과 기대감이 보이는 전시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분명 2022년에는 더 나은 분위기로 바뀔 것이라 기대하지만, 앞으로 꾸준히 자기 건강과 관리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만큼 먹고 마시는 행위에도 까다로운 조건들이 필요하며 이를 충족하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좀 더 디지털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옛 것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것만의 감성은 잊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필자는 희망과 기대 그리고 여운이 남겨둔 채 전시장을 나서게 되었다.
2022년을 또다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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